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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itle: 회고록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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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깥에서 거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. 옆에서 붙잡고 말리는 소리와 함께, 뭔가 바닥에 커다란 물건이 부딪히는 것 같은 둔탁한 충격음. 목에 낀 가래가 끓는 듯한 신음이 이어지고 절규는 그치지 않았다.

잠깐 잠잠하더니 이내 들리는 큰 소리로 집안을 돌아다니는 두 개의 발소리. 미처 그 행방을 파악하기도 전에 내가 있는 방의 문에 뭔가 세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. 재질로 미루어서 아마 깊게 말아 쥔 팔에 달린 어떤 몸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순간 긴박한 위협감이 느껴지고 절박한 가슴이 세게 뛰기 시작했다. ㅡ 그렇게, 이불을 깊게 뒤집어쓰고 숨어서, 가늘게 헐떡이며 숨을 죽인 채로, 떨리는 손을 가다듬으며 휴대용 전화기의 1, 1, 2 키패드를 누르던 순간의 기억들.

몇 번의 신호음이 들리더니,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무적으로 무심한 경찰이 전화를 받았다. 자꾸 입술이 달라붙고 횡설수설하는 자신의 멍청함에 절망하며 필사적으로 이 순간 내가 처해 있는 장소의 주소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설명했다. '접수되었습니다.' ㅡ 폭력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. 빨리 와주세요. ㅡ '112 경찰관이 지금 출동하겠습니다. 거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.' ㅡ 조금이라도 더 빨리... 1초라도 더 빠르게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면서, 밖에서 다시 들려오기 시작한 딱딱하고, 거칠고 거슬리는 소리로부터 귀를 막고 ... 그 순간에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을 되뇌이며, 이불 속에서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.

마치 나를 둘러싼 세상이 멈춘 듯한 인위적인 정적 속에서, 그렇게 얼마인지도 모를 시간이 지나고 ㅡ 벨이 울린다. 찰칵거리는 소리가 들리고, 현관 문고리가 움직였다. ㅡ '경찰입니다.' ㅡ 세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.

"112에서 왔습니다. 문을 열어주세요."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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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고로 실화 기반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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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불러오는중...


...불러오는중...